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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문학상 오수완 작가가 말하는 5가지 이유

by 이불 2026.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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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문학상’ 수상작 《오수완》(오전 수영 완료)의 오한기 작가(또는 작중 서사)가 전달하는 ‘우리가 매일 물속으로 들어가는 5가지 이유

《오수완》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우리가 매일 아침 수영장으로 향하는 것은 단순히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함이 아니다. 그것은 소음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자신만의 침묵을 확보하고, 중력의 고통에서 벗어나며,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삶의 마지노선을 지켜내는 숭고한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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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속에서 찾은 삶의 질서: 《오수완》이 말하는 5가지 이유

혼불문학상 수상작 《오수완》은 단순한 운동 일기를 넘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개인의 불안과 고독, 그리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일상의 정직한 루틴을 담아낸 작품이다.

 

 '오전 수영 완료'라는 짧은 네 글자 뒤에는 번잡한 세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과 온전히 직면하려는 한 인간의 치열한 고군분투가 숨어 있다. 작가가 픽션과 일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제시하는 '수영하는 5가지 이유'는 곧 우리가 왜 삶의 무게를 견디며 매일 다시 밖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은유다.



 1. 완전한 침묵과 소음의 차단: 지상 세계와의 일시적 단절

우리가 살고 있는 지상의 삶은 끊임없는 소음과 시각적 자극으로 가득 차 있다. 스마트폰의 알림음, 타인의 시선, 성과를 촉구하는 압박감, 그리고 끊이지 않는 내면의 잡음은 현대인의 정신을 쉬지 않고 흔들어 놓는다. 그러나 물속에 몸을 던지는 순간, 모든 소음은 순식간에 차단된다.

물속은 오직 나의 호흡 소리와 물을 가르는 소리만이 존재하는 완전한 침묵의 공간이다. 작가는 수면에 귀가 잠기는 그 찰나의 순간을 '지상과의 합의된 이별'이라 부른다. 귀를 울리는 둔탁한 물소리는 외부의 모든 잡음을 차단하는 일종의 화이트 노이즈이자, 오롯이 나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드는 강력한 방음벽이 된다.

지상에서는 타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세상의 요구에 반응해야 하지만, 물속에서는 그 누구도 나에게 말을 걸 수 없다. 이 완전한 침묵 속에서 비로소 우리는 외부로 향하던 시선을 거두어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게 된다. 물속에서의 단절은 고립이 아니라, 세상의 과부하로부터 나를 지켜내는 가장 적극적인 방어 기제다.



2. 중력과의 화해: 삶의 무게를 덜어내는 부력의 체험

지상에서의 삶은 중력과의 끊임없는 싸움이다. 나이 듦에 따른 신체적 무게뿐만 아니라, 책임감, 경제적 압박,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는 무형의 무게가 늘 우리의 어깨를 짓누른다.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짊어지고 살아가며, 그 무게로 인해 점차 허리가 굽고 마음이 경직된다.

하지만 수영장 물에 들어서는 순간, 부력이라는 기적이 일어난다. 물은 우리의 몸무게를 들어 올릴 뿐만 아니라, 마음속에 얹혀 있던 과도한 중압감마저 둥둥 띄워 보내준다. 물속에서는 잘나고 못난 것, 가진 것과 가지지 못한 것의 경계가 사라진다. 오직 부력에 몸을 맡긴 한 채의 신체만이 존재할 뿐이다.

작가는 물에 떠오르는 감각을 통해 '애써 버티지 않아도 무너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배운다고 말한다. 지상에서는 힘을 주고 버텨야만 바로 설 수 있지만, 물속에서는 오히려 힘을 빼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몸의 긴장을 풀고 물의 흐름을 신뢰할 때 비로소 띄워지는 경험은, 삶의 고통을 건너는 지혜 역시 억지스러운 의지가 아니라 적절한 내려놓음(Relaxation)에 있음을 시사한다.



 3. 통제 가능한 나만의 루틴: 무질서한 세상 속 유일한 확신

세상은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태반이며, 타인의 마음이나 사회적 결과는 결코 내가 통제할 수 없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인간에게 깊은 무력감과 불안을 안겨준다.

그러나 '오전 수영'이라는 루틴은 내가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삶의 영역을 확보해 준다. 아침에 일어나 수영장으로 향하고, 옷을 벗고, 물에 들어가 정해진 레인을 왕복하는 일련의 과정은 오직 나의 의지만으로 완성되는 고유한 세계다. 25미터 레인을 한 번 왕복할 때마다 쌓이는 정직한 거리감은 거짓이 없다.

내가 물을 저은 만큼 앞으로 나아가고, 내가 숨을 쉬어야 할 때 쉬지 않으면 숨이 찬다. 이 명확하고 정직한 인과관계는 무질서한 지상의 삶에서 유일한 기준점이 되어준다. '오늘 하루도 내가 나를 통제하여 무언가를 해냈다'는 아주 작은 성취감, 즉 '오수완'이라는 도장은 하루 전체를 지탱하는 강력한 자존감의 뿌리가 된다.



 4. 규칙적인 호흡과 리듬: 몸과 마음의 원초적 질서 회복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인간의 호흡은 얕아지고 가빠진다. 마음의 혼란은 언제나 호흡의 붕괴로 나타난다. 지상에서 우리는 종종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 조급하게 하루를 흘려보낸다.

수영은 호흡의 예술이다. 물속에서는 규칙적인 음-파 호흡을 지키지 않으면 단 한 구간도 제대로 나아갈 수 없다. 내쉬고(음), 들이쉬는(파) 행위는 삶의 가장 원초적인 리듬을 강제로 회복시킨다. 물속에서 허용된 짧은 순간에 공기를 깊이 마시고, 물속에서 천천히 숨을 내뱉는 반복적 행위는 일종의 신체적 뇌파 안정 작용을 일으킨다.

자유형의 팔젓기, 평형의 발차기 등 반복되는 일정한 리듬에 몸을 맡기다 보면 뇌는 비워지고 일종의 명상 상태(Moving Meditation)에 도달한다. 작가는 이 규칙적인 호흡을 통해 지상에서 일그러졌던 마음의 파동을 다듬고, 물리적으로 신체와 정신의 균형을 다시 맞추는 작업을 수행한다. 호흡을 바로잡는 것은 곧 삶의 페이스를 되찾는 일이다.



 5. 타인과의 적당한 거리감: 홀로 나아가되 함께하는 연대

수영장은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완벽한 개인주의가 실현되는 장소다. 레인 위에서 사람들은 같은 방향을 향해 헤엄치지만,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앞사람과의 거리를 유지하고, 멈춰 서야 할 때는 벽면에 바짝 붙어 길을 터준다.

이곳에서는 직업도, 나이도, 계급도 중요하지 않다. 오직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으로서의 평등한 존재들만 존재한다. 말을 섞지 않아도, 서로의 이름을 몰라도, 같은 물을 가르며 숨을 헐떡이는 서로를 보며 묵묵한 유대감을 느낀다. 이는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무해하고 적절한 거리의 연대'다.

지상에서의 관계는 종종 지나치게 밀착되어 피로를 남기거나, 반대로 너무 멀어 외로움을 준다. 하지만 수영장의 연대는 서늘하고도 따뜻하다. 각자의 레인에서 각자의 속도로 헤엄치지만, 같은 공간에서 함께 물을 이겨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서로에게 은밀한 위로가 된다. 홀로 외롭게 노젓는 삶이 아니라, 저마다의 삶을 성실히 살아가고 있는 타인들과 연대하고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결론: 매일 다시 물을 가르는 이유

《오수완》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우리가 매일 아침 수영장으로 향하는 것은 단순히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함이 아니다. 그것은 소음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자신만의 침묵을 확보하고, 중력의 고통에서 벗어나며,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삶의 마지노선을 지켜내는 숭고한 행위다.

차가운 물에 들어서는 순간의 주저함, 

그리고 첫 바퀴를 돌았을 때 폐부를 찌르는 숨가쁨을 이겨내고 마침내 도달하는 '오수완'의 순간. 그 짧은 문장 속에는 삶이라는 거친 바다를 포기하지 않고 매일 정직하게 헤엄쳐 나가겠다는 한 인간의 굳건한 선언이 담겨 있다.

 

 작가가 제시한 이 5가지 이유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각자의 '물속'을 찾아 떠나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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