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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할머니 강일출할머니의 작가들의 아우성

by 이불 2026.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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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참혹한 기억은 종종 공식 기록의 행간 뒤로 숨거나, 정치적 이해관계라는 이름 아래 침묵을 강요당한다. 그러나 그 억눌린 침묵을 깨부수고 세상을 향해 솟구쳐 오르는 가장 뜨겁고 진솔한 목소리가 있다. 

바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스스로 한 명의 작가가 되어 역사의 증언을 캔버스에 찍어낸 강일출 할머니, 그리고 그 고통의 기억을 함께 짊어지고 목소리를 높이는 예술가들이 지르는 ‘아우성’이다. 이들의 아우성은 단순한 비명이 아닌, 인간 존엄성을 되찾기 위한 가장 강력한 항거이자 승화된 증언이다.

 



**캔버스에 새겨진 핏빛 고함: 강일출 할머니의 《태워지는 처녀들》**

열여섯 어린 나이에 중국 둔화의 위안소로 끌려가 차마 말로 다 할 수 없는 지옥을 겪었던 강일출 할머니. 할머니는 장티푸스에 걸려 죽어간다는 이유로,

 패망을 앞둔 일본군에 의해 구덩이에 던져져 생매장당할 위기에 처했었다.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후 평생을 가슴속 응어리와 트라우마 속에서 살아가던 할머니가 나눔의 집 미술치료를 통해 붓을 들었을 때, 세상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가장 처절한 기억의 시각화를 목격하게 되었다.

할머니의 대표작 《태워지는 처녀들》

세련된 기교나 계산된 조형미를 넘어서는 압도적인 폭발력을 지닌다. 붉은 화염이 소용돌이치는 구덩이, 그 속에 짓밟힌 채 스러져가는 소녀들, 그리고 그 위에서 총을 들고 서 있는 군인들의 서늘한 형태는 할머니가 평생 가슴에 파묻어 두었던 절규 그 자체였다.

 

이 그림은 단순한 개인의 미술 작업이 아니다. 그것은 언어와 문자라는 기존의 기록 방식을 뛰어넘어, 왜곡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을 온몸으로 증언하는 하나의 거대한 '아우성'이었다.

할머니는 미술 기법을 전문적으로 배운 작가가 아니었지만, 고통을 예술로 전환해 낸 그 순간 세상 어떤 예술가보다 강렬한 울림을 주는 역사적 작가로 거듭났다.

**침묵의 벽을 부수는 예술가들의 연대**

강일출 할머니의 붓 끝에서 시작된 아우성은 홀로 외롭게 맴돌지 않았다.

 할머니의 진솔한 폭로와 그림은 수많은 시인, 소설가, 화가, 영화감독, 조각가 등 다양한 분야 작가들의 가슴에 거대한 파문을 일으켰다. 

역사적 진실을 부정하려는 시도와 정치적 타협 속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지워지려 할 때마다, 작가들은 저마다의 언어와 도구를 들어 아우성에 동참했다.

김서경·김은성 작가가 창작한 ‘평화의 소녀상’은 

거리에 서서 침묵 속의 가장 울림 큰 아우성을 외치고 있으며, 할머니들의 삶을 조명한 영화, 문학, 연극, 그림 등은 잊혀가는 기억을 매일 밤 새로 불러일으킨다. 

작가들의 아우성은 단순히 과거의 슬픔을 추모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국가 폭력과 여성 인권 침해에 대한 준엄한 경고이자, 피해자들을 역사적 희생자라는 소극적 위치에서 진실을 외치는 당당한 주체로 바로 세우는 적극적인 투쟁이다. 

공문서가 파기되고 당사자들의 증언이 모욕당할 때, 예술가들이 피워 올린 작품들은 그 어떤 문서보다 파괴되지 않는 영원한 증거물이 된다.

**지워지지 않는 기억, 지속되어야 할 아우성**

시간이 흐름에 따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직접 목소리를 내어 증언해 주던 생존자들이 우리 곁을 떠나갈수록, 역사의 진실을 보존하고 승계해야 하는 책임은 온전히 남겨진 작가들과 우리 사회의 몫이 된다. 강일출 할머니가 그림을 통해 내지른 아우성은 이제 후대의 예술가들에게 전달되어 끊이지 않는 울림으로 번져나가야 한다.

예술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외면받던 진실에 빛을 비추며, 잊기를 거부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강일출 할머니와 여러 작가들이 올려온 아우성에 우리가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과거를 기억하기 위함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세계 곳곳에서 반복되는 폭력과 불의에 맞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내기 위함이다. 캔버스 위에 붉게 타오르던 할머니의 절규는 이제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서 꺼지지 않는 정의의 불꽃이자, 진실을 향해 끊임없이 외치는 아우성으로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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