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서씨집안의 현대미술이 우리를 울린다

by 이불 2026. 10. 17.
반응형



성북구립미술관에서 마주한 세대를 넘어선 예술적 사유


현대미술관의 하얀 벽 앞에 설 때면, 우리는 종종 거대한 장벽에 부딪힌 듯한 막막함을 느끼곤 한다. 캔버스 가득 채워진 단순한 선 하나, 덩그러니 놓인 일상 용품, 혹은 형태를 가늠할 수 없는 거대한 설치 미술 앞에서 관람객들은 저마다 마음속으로 질문을 던진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의미일까?" 미술은 본래 우리를 시각적으로 감동시키고 위로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믿어왔지만, 때로는 난해하고 폐쇄적인 현대미술의 문법이 우리를 더욱 외롭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진정한 현대미술의 본질을 깊이 있게 마주할 수 있었다. 바로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인 산정 서세옥 화백과 그의 아들이자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설치미술가 서도호 작가,

 

이른바 '서씨 집안' 두 부자가 빚어내는 예술 세계 속에서였다. 예술가는 비단 파격적인 도구나 거창한 철학적 수사만을 가진 이들만이 아니다. 삶의 무게를 묵묵히 견디며 하루를 조각해 나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 역시, 각자의 캔버스 위에 가장 강렬한 현대미술을 그려내고 있음을 이들의 전시는 일깨워준다.

성북구립미술관에서 

이 두 부자의 작업을 직접 마주했을 때 밀려오는 감동은 남다르다. 한국화의 현대화를 이끌며 수묵의 농담과 간결한 인체 군상(사람들 시리즈)을 통해 인간 공동체의 결속을 표현해 온 아버지 서세옥의 붓질에는 수십 년간 켜켜이 쌓인 시간의 결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반면, 아들 서도호는 개인의 정체성, 집(Home), 그리고 공간과 기억의 이동을 전통 한지와 투명한 천 소재의 설치 미술로 풀어내며 현대인들이 느끼는 경계와 소속감을 예리하게 시각화한다. 이들의 작업이 우리를 울리는 이유는 대단한 기교나 화려한 수식어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세대를 관통하며 서로를 향해 건네는 투박하지만 진실된 위로의 변주다.

무심하게 툭 던져진 아버지의 간결한 먹선, 빛바랜 기억 속 공간을 정교하게 재현한 아들의 섬세한 천 가옥, 그리고 삶의 고비마다 서로를 붙잡아주었던 인연의 손길들은 그 어떤 유명 작가의 난해한 설치 미술보다 더 깊은 여운과 울림을 남긴다. 

우리는 오늘날 너무도 화려하고 자극적인 시각적 폭력과 미디어의 홍수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진짜 예술은 우리의 가장 여린 마음을 어루만지고, 바쁘게 살아가느라 잊고 살았던 삶의 온기를 되찾아줄 때 비로소 완성되는 법이다.

서씨 집안의 현대미술은 

우리에게 조용히 속삭인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조금 서툴러도 그 자체로 찬란한 삶의 작품이라고 말이다. 오늘,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누군가의 눈물을 닦아주고 마음을 따뜻하게 울리는 예술이 작은 피어오름처럼 지속되기를 바라본다. 

난해한 철학 책을 펼치지 않아도 좋다. 바로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소중한 이들과 예술이 주는 깊은 사유를 나누는 것, 그것이 가장 위대한 현대미술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서세옥 그리고 세계적인 거장 서도호, 이 두 부자가 만들어내는 숨결 같은 작업을 성북구립미술관에서 직접 직관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시대의 커다란 축복이자 행복이 아닐 수 없다.

사업자 정보 표시
주식회사 리나트 | 김주현 | 인천광역시 서해구 중봉대로 612번길 10-12 청라프라자2차 4층 405호 | 사업자 등록번호 : 321-81-04085 | TEL : 010-9436-1718 | 통신판매신고번호 : 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