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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뒤흔든 91세 조각가, 김윤신과 미술계의 시선
화이트 큐브의 정갈한 침묵 속에 박제된 작품, 그 옆에 건조하게 붙은 설명문은 우리가 익히 아는 미술관의 풍경이다. 하지만 최근 부산을 뜨겁게 달군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91)의 행보는 이러한 전통적인 미술계의 문법을 보기 좋게 깨부수고 있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미술계 인사 최초로 개막식 레드카펫을 밟은 그는, 단순한 ‘전시 작가’를 넘어 살아있는 역사이자 시대의 아이콘으로 미술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임선애 감독이 연출하고 부산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다큐멘터리 《김윤신은 미술관에 없다》는 그의 이러한 면모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영화의 제목처럼, 김윤신은 미술관이라는 권위적인 공간의 명패 속에 갇힌 거장이 아니다.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매일 작업실에서 거친 전기톱을 들고 나무와 돌을 자르며 치열하게 노동하는 ‘현재진행형 현역 조각가’다.
마흔아홉의 나이에 홀로 아르헨티나로 떠나 남미의 거친 원목과 사투를 벌이고,
아흔이 넘은 나이에 다시 서울로 돌아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그의 삶은 미술계에 깊은 울림을 준다. “105세까지 작업을 쉼 없이 하고 싶다”는 그의 발언은 단순한 노장의 노련함이 아니라, 예술을 향한 순수한 영혼의 소산이다.
오늘날 미술계가 김윤신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비단 그의 독보적인 조각 세계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거친 세월의 풍파 속에서도 붓과 톱을 놓지 않고, 예술과 삶을 온몸으로 일치시켜 온 한 인간의 불굴의 열정에 대한 경외감이다. 미술계는 이제 김윤신을 통해 예술이 어떻게 삶의 태도가 되고, 세대를 뛰어넘어 시대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드는지 목격하고 있다.
91세 현역의 열정이 건네는 깊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