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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허쉬만 리슨의전시가 우리에게 충격3가지

by 이불 2026.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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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미디어아트의 선구자 린 허쉬만 리슨(Lynn Hershman Leeson)의 아시아 첫 미술관 개인전 《린 허쉬만 리슨: 나의 [나]들(First Person Plural)》은 오늘날 디지털과 인공지능(AI) 시대의 자화상을 수십 년 앞서 예견하며 우리에게 깊은 충격을 선사합니다.

유튜브도, 챗GPT도 없던 시절에 이미 미래를 실험했던 작가의 발자취는 오늘날 우리에게 새로운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돌아보게 만듭니다.

 1. 수십 년 앞선 '관객 참여형 서사'의 충격

1970~1980년대에 제작된 대표작 <로나(Lorna)>는 관람객이 리모컨을 통해 주인공의 행동을 직접 선택하고 결말을 바꾸는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입니다. 이는 오늘날 넷플릭스의 인터랙티브 영화나 다중 서사 콘텐츠보다 수십 년이나 앞선 파격적인 시도였습니다.

과거의 관람객들은 정지된 스크린이나 캔버스를 수동적으로 바라보는 감상자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관람객을 이야기의 주체이자 동시에 방관자로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만듭니다. 내가 내리는 선택이 이야기의 향방을 결정한다는 구조는 예술을 소비하는 기존의 방식을 고스란히 해체하고, 

관객 스스로가 서사의 공범이자 창작자가 되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2. 기계를 넘어 '감정적 관계'를 요구하는 AI의 충격

생성형 AI가 일상화되기 훨씬 전인 1990년대 말에 제작된 웹 기반 챗봇 <에이전트 루비(Agent Ruby)>는 단순한 명령어 반응 장치라는 고정관념을 뛰어넘습니다. 화면 속 루비는 대화 속에서 눈썹을 찌푸리거나 미소 짓는 등 인간과 감정적인 교감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차가운 디지털 기술과 기계가 과연 인간 고유의 영역인 '감정'과 '관계'를 대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원초적인 질문은 오늘날 생성형 AI와 대화하는 현대인들에게 묵직한 경각심을 안겨줍니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인간은 기계에게서 위안을 얻고,

 반대로 기계 앞에서 감정적으로 취약해지는 역설적인 상황을 미리 예견한 셈입니다.

3. 기술 환경 속에서 해체되고 확장되는 '정체성'의 충격

전시 제목인 '나의 [나]들(First Person Plural)'이 상징하듯, 작가는 비디오와 인터넷을 거쳐 유전공학 및 첨단 디지털 매체에 이르기까지 기술이 인간의 신체와 자아를 어떻게 복제하고 변형하는지 끈질기게 추적해 왔습니다. 

스크린과 데이터 매개를 통해 타인과 소통하는 현대인이 일상적으로 느끼는 고립감, 그리고 기술과 결합해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다중적 자아의 모습을 가감 없이 드러냅니다.

"나는 과연 누구인가"라는 근원적 성찰은 작가의 시선이 단순한 미디어 기술을 넘어 유전공학의 영역까지 확장될 때 더욱 선명해집니다. 

 

인터랙티브 미디어, AI, 유전공학 등 새로운 기술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 철저히 자기화하는 작업에 몰두해 온 린 허쉬만 리슨의 태도는 기술 만능주의 속에서 길을 잃은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자기 객관화의 필요성을 일깨워줍니다.



 맺음말 :  매서운 질문 앞에 선 우리

유튜브도, 챗GPT도 없던 아날로그의 시절에 이미 다가올 미래의 풍경을 실험했던 예술가 린 허쉬만 리슨. 그녀가 던진 질문들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우리 삶의 한가운데서 고스란히 구현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무기 삼아 끊임없이 확장되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여전히 "진정한 나는 누구인가"라는 매서운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기술과 인간이 공존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단순한 관람을 넘어, 나의 정체성과 미래를 다시 한번 바로 보게 만드는 소중한 계기가 되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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